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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이면서 생산적인 길 찾기, 나날이 자라기, 나와 주변의 긍정적 변화" 애독하는 한 블로그의 화두다. 내가 바라는 바도 이와 같다. 그런데 문득 생각이 든다. 난 내가 바란다고 하는 저들을 위해서 무엇을 해왔나? 뭘 하며 살고 있지? 내가 이 비평집의 통일성을 주장하려 한다면 그것은 다른 데서, 말하자면 시와 끊임없이 교섭하였던 내 사고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내 생각이 시에서 벗어난 적은 없으며, 내 삶과 크고 작게 연결된 제반 문제를 시와 연결 지어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다. 나는 늘 시에 대해서 말하고, 시와 말을 하면서, 일상에 쫓기고 있는 한 마음의 평범한 상태가 어떻게 시적 상태로 바뀌는가를 알려고 애썼다. 어떤 사람은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기억을 기억 속으로 다시 불러오는 기술이 시라고 말했지만, 나에게 시는 말 저편에 있는 말을 지금 이 시간의 말 속으로 끌어당기는 계기이다. 시는 모든 것에 대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끝까지 말하려 한다. 말의 이치가 부족하면 말의 박자만 가지고도 뜻을 전하고, 때로는 이치도 박자도 부족한 말이 그 부족함을 드러내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능변의 재능을 지닌 사람이 시를 잘 쓰는 것은 그럴 만도 한 일이겠지만, 어눌하게 말을 잇다가 자주 입을 다무는 사람들도 좋은 시를 쓴다. 물을 떠낸 자리에 다시 샘물이 고이듯 시가 수시로 찾아오는 사람도 있지만, 유장한 말이 되기에는 너무 기막힌 생각이나 너무 복잡한 생각을 가진 사람은 마음의 특별한 상태에서 그 생각이 돌처럼 단단한 것이 되거나 공기처럼 숨 쉴 수 있는 것이 되기를 기다린다. 시는 사람들이 보았다고 믿는 것을 명백하게 볼 수 있을 때까지 저를 지우고 다시 돋아나기를 반복하며, 진실한 것이건 아름다운 것이건 인간의 척도로 파악하기 어려운 것에까지 닿으려고 정진하는 시의 용기와 훈련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이 이 세상의 것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지극히 절망적인 순간에 그 절망을 말하면서까지도, 포기하지 않는다. 시는 포기하지 않음의 윤리이며 그 기술이다. 이 비평집에 어떤 통일성이 있다면, 그것은 저 시적 상태의 계기와 그 상태의 은총으로만 얻게 되는 정진의 용기를 어느 시에서나 발견하려고 애써온 도정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 황현산 비평집 <잘 표현된 불행>(2012), 저자의 말 중에서
가난, 빈곤의 반대말은 부유함이 아니라 안전, 충족이다. 요즘 세상이 무섭고 잔인한 것은, 부유하지 않으면 누구도 자신을 보호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노스페이스 점퍼는 예전 나이키나 아디다스 운동화처럼 부의 상징이 아니다. 보호받지 못하는 상태(왕따)로 떨어지지 않기 위한 불안과 누군가는 보호받을 수 없다는 사회적 폭력의 결정체다.
나도 두렵다.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나를 보호해 줄 돈이 없다는 이유로 내 존재가 지워질까봐. 용산 참사도, 쌍용차 사태도 그래서 무섭고 치가 떨린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안 그런 세상을 만드는 쪽에 조금이라도 찬성표를 던지며 산다.
오늘은 1월 20일, 용산참사 3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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