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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트, 콜텍 기타로는 노래할 수 없네", 프레시안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081128135245&Section=03 내가 처음으로 만져본 일렉기타는 동아리 돈을 모아 산 검은색 콜트였다. 카피모델에는 드문 은색 자개무늬 펄 픽가드가 붙어서 참 예뻤다. 스트라토캐스터 형 바디에 싱-싱-험 픽업 구성에다 리어 픽업의 코일 탭까지 갖춘,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 일렉을 시작하는 사람이 만지기에 딱 알맞은 사양이었다. 이것 저것 따지지도 고민하지도 않으며, 어쩌면 그랬기에, 진지하게 음악을 대하고 연습했던 시기. 사실상 대가 끊긴 동아리방에 여전히 있을 그 기타는 나에겐 그런 첫마음의 시기를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콜트는 국내 기타 브랜드 중에서 형님급으로 통한다. 어쿠스틱 기타 시장에서는 가격과 소리 양쪽을 거머쥔 강자이고, 2% 아니 5%정도 아쉽다는 평이 많긴 하지만 일렉트릭 기타 시장에서도 국내에서 가장 두터운 모델 라인업을 쌓아왔다. 중가대에서 가격 대 성능비가 좋고 악기마다 질의 편차가 작다는 장점이 있어서, 기타를 배우려는 후배가 어느 정도 기타를 고를 수준이 되면 나는 콜트의 몇몇 히트 모델들을 추천해 주곤 했다. 대부분은 그보다 더 싼 기타를 사왔고, 기타보다도 일찍 음악을 그만두곤 했지만. 밴드의 4집 앨범 제목을 <환상...나의 환멸>이라고 지은 허클베리 핀의 리더 이기용은 "사실 환상이 없으면 시작하기 어려운 것이 음악인데, 실제로 일상 현실에서 우리가 살아가며 부딪히는 것은 환상보다는 환멸" 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대학에서 처음 기타를 만난 지 10년, 내 환상과 욕망을 지탱해온 많은 다른 사람들의 현실 이야기를 비로소 기타를 매개로 읽는다. 기타를 내다버린다든가 콜트에 대한 기억을 지우는 것이 이 환멸에 대하는 올바른 자세는 아니다. 그 기타를 그대로 안고서, 안을 때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같이 마음에 품는 것이 오히려 그들의 노동과 삶에 값하는 태도일 것이다. 부자의 올가미가 보통 사람들의 삶을 옭아맨 경제 위기의 시대가, 우리를 꿈꾸게 하던 것들이 실상 무엇에 기반하고 있었는지 보여주기 시작한다. 판매량과 정기구독자 수는 여전한데도 광고 물량이 줄자 곧장 휴간 처지가 되는 장르문학 잡지. 스포츠신문에는 실리지 못하는 깊이를 담는 스포츠전문지 기자는 같은 이유로 몇 달째 월급을 못 받고 있다. 영화업계를 만들어온 제1의 잡지조차 새 편집장을 업계 바깥에서 데려왔다. 아니 늘 있던 것을 이제야 보고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리라. 월드컵 공인 축구공을 만드는 인도 어린이 이야기를 들을 때는 고개는 끄덕였으되 가슴으로 느끼지 못했던 마음을 나는 콜트, 콜텍, 아이바네즈, 알바레즈, 펜더 기타의 이야기를 통해서야 비로소 느낀다. 그들이 만든 기타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무엇을 돌려줄 수 있을까. 공연에는 가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공연 티켓 값 이상으로 입금할 생각이다. 그리고 혹 또다시 기타를 추천해달라는 이가 있다면, 내 기타를 줄테니 혹시 악기값만큼 입금할 생각이 없느냐고 이야기해 볼 것이다. 콜트가 다시 추천할만하게 될 때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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